에펠탑도 좋고 루브르도 좋지만, 며칠 파리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다리가 풀리고 머리가 멍해지는 순간이 와요.
그럴 때 파리지앵들은 미술관 대신 공원으로 갑니다. 잔디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고, 의자를 끌어다 해를 쬐고, 그냥 멍하니 분수를 바라보죠.
오늘은 파리에서 '쉬어가기' 좋은 공원 두 곳을 소개할게요. 하나는 누구나 아는 우아한 정원, 뤽상부르 공원(Jardin du Luxembourg)이고, 또 하나는 관광객은 잘 모르지만 파리지앵들이 진짜 사랑하는 숨은 보석, 뷔트쇼몽 공원(Parc des Buttes-Chaumont)이에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공원이라, 파리 여행 스타일에 따라 골라가시면 좋아요.

1. 뤽상부르 공원 (Jardin du Luxembourg) — 파리에서 가장 우아한 정원
📍 위치
6구, 생제르맹데프레(Saint-Germain-des-Prés)와 라탱 지구(Quartier Latin)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요.
정문 주소는 Rue de Vaugirard, 75006 Paris이고, 공원이 워낙 넓어서 Rue Guynemer, Rue d'Assas, Rue Auguste Comte, Boulevard Saint-Michel 등 여러 방향에 출입구가 있어요.
🚇 가는 법
- RER B Luxembourg역: 정문 바로 앞에서 내려요. 가장 편한 방법이에요.
- 메트로 4·10호선 Odéon역: 북쪽 출입구까지 도보 약 5~6분.
- 메트로 4호선 Saint-Germain-des-Prés역, 10호선 Mabillon역도 도보로 닿는 거리예요.
- 버스: 21·27·38·58·82·83·84·85·89번이 공원 주변을 지나가요.
- 공원 곳곳에 벨리브(Vélib') 대여소가 있어서 자전거로 와도 편해요.
✨ 특징
1612년 앙리 4세의 왕비 마리 드 메디시스가 고향 피렌체의 보볼리 정원을 그리워하며 만든 곳이에요. 프랑스식 정원(기하학적인 화단과 분수)과 영국식 정원(자유로운 오솔길과 숲)이 한 공원 안에 공존하는 게 특징이에요.
중심에는 큰 연못 **그랑 바생(Grand Bassin)**이 있고, 아이들이 나무 돛단배를 띄우는 풍경이 1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어요. 공원 안에는 프랑스 상원이 있는 뤽상부르 궁전, 1630년경 만들어진 바로크 양식의 메디시스 분수, 그리고 100개가 넘는 조각상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 시설
- 뤽상부르 박물관(Musée du Luxembourg): 공원 한쪽에 자리한 미술관으로, 시기별로 특별전이 열려요. (입장은 유료)
- 목조 돛단배 대여: 그랑 바생에서 30분에 약 6~8유로 정도로 배를 띄울 수 있어요. (계절·요금은 변동될 수 있어요)
- 테니스장 6면, 페탕크장: 현지인들이 즐겨 이용해요.
- 체스 코너: 단골 할아버지들이 늘 같은 자리에서 체스를 두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 인형극장(기뇰), 회전목마, 놀이터: 아이와 함께라면 이 구역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아요.
- 초록색 철제 의자: 1923년부터 쓰인 이 공원의 상징이에요. 누구나 자유롭게 옮겨서 햇볕 좋은 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어요.
- 공원 내 화장실과 간이매점(buvette)이 여러 곳에 있어요.
🌿 분위기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우아해요. 잔디밭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이 정해져 있어서, 자유분방함보다는 '잘 가꿔진 정원'의 느낌이 강해요. 소르본 대학이 가까워서 책 읽는 학생들도 많고, 보들레르, 쇼팽, 사르트르 같은 예술가들이 즐겨 찾던 곳이기도 해요. 아침 7시쯔음 문이 열릴 때 가면 조깅하는 사람들과 새소리만 있는 한적한 정원을 만날 수 있어요.
⏰ 운영시간 & 입장료
입장료는 무료이고, 계절에 따라 개방 시간이 2주 단위로 조금씩 바뀌어요. 대략 여름철은 오전 7시 30분~오후 9시 30분 사이, 겨울철은 오전 8시 15분~오후 4시 30분 사이로 운영되니 방문 전 프랑스 상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그날의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아요.
🏪 근처 편의시설
- 도보 5분 내 생제르맹데프레: 카페 드 플로르, 레 두 마고 같은 유명 카페와 편집숍이 몰려 있어요.
- 도보 10분 내 팡테옹: 위대한 프랑스인들이 묻힌 신전이에요.
- 근처 무프타르 거리(Rue Mouffetard):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거리 중 하나로, 치즈·빵·와인 가게가 줄지어 있어요.
- 생쉴피스 성당도 도보로 닿는 거리예요.
2. 뷔트쇼몽 공원 (Parc des Buttes-Chaumont) — 파리지앵이 진짜 쉬러 가는 곳
📍 위치
19구, 파리 북동쪽에 있어요. 정문 주소는 Place Armand-Carrel, Paris 19e이고, Rue Botzaris·Rue Manin·Rue de Crimée·Avenue Simon-Bolivar 쪽으로도 출입구가 있어요. 관광객보다 현지인 비율이 훨씬 높은 동네예요.

🚇 가는 법
- 메트로 7bis Buttes Chaumont역: 공원 이름과 같은 역으로, 가장 가까워요.
- 메트로 7bis Botzaris역: 남쪽 출입구 쪽으로 도보 1~2분.
- 메트로 5호선 Laumière역도 도보로 닿는 거리예요.
- 메트로 7bis·11호선 Place des Fêtes역, 11호선 Pyrénées역도 비교적 가까운 편이에요.
- 메트로 11호선 Jourdain역으로 와서 벨빌 쪽에서 산책하듯 들어갈 수도 있어요.
- 버스 26·71번: Avenue Simon-Bolivar 출입구 앞에 정류장이 있어요.
✨ 특징
원래는 석회암 채석장과 쓰레기 처리장이었던 황량한 언덕을, 나폴레옹 3세의 지시로 1867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에요.
25헥타르 규모로 파리 시내 공원 중 가장 크고 가장 경사가 심한 공원이라고 불려요.
공원 한가운데 인공 호수가 있고, 호수 위 작은 섬에는 이탈리아 티볼리 신전을 본떠 지은 **시빌의 신전(Temple de la Sybille)**이 서 있어요.
섬으로 건너가는 흔들다리(passerelle suspendue)와 동굴 폭포(grande cascade)도 이 공원의 상징이에요.
깎아지른 절벽과 인공 동굴, 곳곳에 심어진 이국적인 나무들 덕분에 파리 한복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요.
⚠️ 2026년 현재 방문 시 꼭 확인하세요 시빌의 신전이 있는 섬과 동굴 폭포 일대는 지반 붕괴 위험으로 인해 현재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요.
파리시가 대규모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며 몇 년에 걸쳐 복원될 예정이라고 해요.
호숫가를 따라 도는 둘레길 일부도 통제 구간이 있으니, 사진으로만 보던 신전과 흔들다리를 직접 건너볼 계획이었다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게 좋아요.
공원 자체는 정상적으로 개방되어 있고, 호수와 잔디밭, 산책로는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 시설
- 화장실, 와이파이, 아기 기저귀 교환대: 모두 무료로 이용 가능해요.
- 놀이터, 모래놀이장, 회전목마, 그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요. 단, Rue de Crimée 쪽 놀이터는 2026년 7월 초까지 보수 공사로 폐쇄돼 있어요.
- 반려동물 공간: 목줄을 한 강아지는 산책로와 지정된 반려동물 구역에서 함께 다닐 수 있어요.
- 레스토랑·카페: 공원 안에 와플 가게(Le chalet des gaufres), 호숫가 레스토랑 르 파빌롱 뒤 락(Le Pavillon du Lac), 인기 바 겸 레스토랑 로자 보뇌르(Rosa Bonheur), 푸에블라 파빌리온(Le Pavillon Puebla) 등이 있어요.
- 인형극장(기뇰): 기뇰 아나톨(Guignol Anatole) 등에서 어린이 공연이 열려요.
- 매년 6월 21일 음악의 축제(Fête de la Musique) 기간에는 공원 안 푸에블라 파빌리온(Le Pavillon Puebla)에서 DJ 파티가 열리고, 8월 키오스크 페스티벌(Festival des Kiosques) 기간에는 재즈와 월드뮤직 공연이 이어져요.
🌿 분위기
뤽상부르 공원이 '정원'이라면, 뷔트쇼몽은 '동네 뒷산'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관광객이 거의 없고, 동네 사람들이 돗자리 펴고 와인 한 잔 마시며 피크닉하는 모습이 일상적이에요.
특히 여름 저녁 로자 보뇌르 앞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쳐서, 파리지앵들 사이에선 '파리의 하이드파크' 같은 곳으로 불리기도 해요.
언덕이 많아 운동하듯 걷기 좋고, 정상에서는 사크레쾨르 성당까지 보이는 전망을 즐길 수 있어요.
⏰ 운영시간 & 입장료
입장료는 무료예요. 2026년 5~8월 기준 평소에는 오전 7시~오후 10시까지 열려 있고, 7월 4일~9월 6일 사이에는 여름철 야간 개장으로 자정 직전(오후 11시 59분)까지 운영돼요.
정확한 시간은 파리시 공식 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는 걸 추천해요.
🏪 근처 편의시설
- 도보 5분 내 무자이아 지구(Quartier de la Mouzaïa): 작은 단독주택과 사잇길이 늘어선 동화 같은 동네예요. 파리 같지 않은 고즈넉한 산책로로 유명해요.
- 도보 거리 뷧 베르제르(Butte Bergeyre): 작은 포도밭과 사크레쾨르 전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숨은 언덕 마을이에요.
- 공원 근처 CAYU Canidés Club: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카페예요.
- 조금 더 걸으면 **우르크 운하(Canal de l'Ourcq)와 라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를 만들 수 있어요.
- 메트로 한 정거장 거리에 벨빌(Belleville) 지역이 있어, 저렴하고 다양한 맛집이 많아요.
📍 두 공원 비교 한눈에 보기
뤽상부르 공원 뷔트쇼몽 공원
| 위치 | 6구 (시내 중심) | 19구 (파리 북동쪽) |
| 분위기 | 우아하고 단정한 '정원' | 자유롭고 한적한 '동네 뒷산' |
| 접근성 | 매우 좋음 (RER B 바로 앞) | 보통 (메트로 7bis 환승 필요) |
| 대표 포인트 | 그랑 바생, 메디시스 분수, 초록 의자 | 인공 호수, 절벽 산책로, 로자 보뇌르 |
| 관광객 비율 | 높음 | 낮음 (현지인 위주) |
| 추천 대상 | 첫 파리 여행, 가벼운 산책 | 재방문 여행자, 현지 느낌을 원하는 분 |
| 2026년 주의사항 | 특별한 통제 없음 | 시빌의 신전·동굴 폭포 구간 출입 통제 중 |
뤽상부르 공원에서 우아하게 의자를 끌어다 앉아 책 한 권 읽다가, 다음 날은 뷔트쇼몽에서 언덕을 오르며 파리지앵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같은 도시 안에 이렇게 다른 두 얼굴의 공원이 있다는 게, 파리를 두 번, 세 번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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