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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멘 여행 — 하카타 돈코츠부터 삿포로 미소, 기타카타 쇼유까지

korea-life-note 2026. 7. 8. 10:11

일본 여행에서 라멘 한 그릇은 그냥 '한 끼'가 아니에요.

지역마다 육수도, 면발도, 심지어 그릇에 담기는 방식까지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중에서도 하카타(후쿠오카) 돈코츠 라멘, 삿포로 미소 라멘, 기타카타 쇼유 라멘은 오래전부터 '일본 3대 라멘'으로 불려온 조합이에요.

저마다 태어난 배경도, 육수를 우려내는 방식도 완전히 다른데 셋 다 '라멘'이라는 이름 아래 이렇게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이번 글에서는 이 세 도시의 라멘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 왜 그렇게 발전했는지, 그리고 직접 가서 먹어봐야 할 가게는 어디인지까지 정리해봤어요.

일본 라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글 하나로 어디부터 가야 할지 감이 잡힐 거예요.


왜 이 세 곳이 '일본 3대 라멘'일까요?

라멘은 원래 중국에서 건너온 면 요리가 일본 각지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만나 지역마다 다르게 진화한 음식이에요.

그중에서도 후쿠오카 하카타, 홋카이도 삿포로, 후쿠시마 기타카타 이 세 지역은 각자 독자적인 스타일을 완성해 일본 전역에 이름을 알렸고, 지금까지도 '3대 라멘'이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있어요.

  • 하카타 라멘 → 뽀얗고 진한 돼지사골(돈코츠) 육수 + 아주 가는 면
  • 삿포로 라멘 → 된장(미소) 베이스의 걸쭉하고 고소한 육수 + 꼬불꼬불한 중간 굵기 면
  • 기타카타 라멘 → 간장(쇼유) 베이스의 맑고 깔끔한 육수 + 도톰하고 넓적한 평면

한마디로 하카타가 '진하고 묵직함', 삿포로가 '고소하고 든든함', 기타카타가 '맑고 개운함'을 대표한다고 보면 돼요.

세 도시를 한 번에 도는 건 사실상 어렵지만, 각각의 매력을 알고 나면 다음 일본 여행 때 어디로 갈지 훨씬 명확해질 거예요.


1. 하카타 돈코츠 라멘 — 진하고 뽀얀 국물의 원조

왜 하카타 라멘인가요?

후쿠오카는 '라멘의 성지'라고 불릴 정도로 라멘집이 밀집해 있는 도시예요.

하카타 라멘의 핵심은 돼지뼈를 몇 시간이고 센 불에서 끓여 뼛속 젤라틴까지 녹여낸 뽀얀 백탕 육수예요. 원래는 어시장 상인들이 빨리 먹고 나갈 수 있도록 면을 가늘게 뽑은 데서 시작됐는데, 그 덕분에 지금도 하카타 라멘은 면이 국물에 잘 붇지 않고 후루룩 넘어가는 게 특징이에요.

다 먹고도 아쉬우면 "카에다마(替え玉)"라고 외쳐서 면만 추가로 받을 수 있어요.

국물은 남겨두고 면만 리필하는 하카타식 먹는 방식, 처음이라면 꼭 한번 해보세요.

인천에서 가는 법

인천에서 후쿠오카까지는 직항으로 약 1시간 5분~15분 정도로 일본 도시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편이에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여러 저비용항공사가 매일 운항하고 있어서 항공권 구하기도 어렵지 않아요.

꼭 가봐야 할 곳

  • 이치란(一蘭) 나카스 본점: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나카스, 나카스카와바타역 2번 출구에서 도보 약 3분. 24시간 운영이라 시간 걱정 없이 갈 수 있고, 한국어 주문표가 있어 편해요. 다만 인기가 워낙 많아 줄 서는 건 각오해야 해요. 1인당 예산은 1,000~2,000엔 정도예요.
  • 겐소 나가하마야(元祖長浜屋): 카에다마 문화를 만든 원조 격 가게로, 어시장 상인들이 즐겨 먹던 소박한 스타일의 돈코츠 라멘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어요.
  • 하카타야(博多屋) 카와바타점: 기본 라멘이 290엔부터 시작하는 오래된 로컬 라멘집. 현금 결제만 가능하지만 가성비로는 최고예요.

여행 꿀팁

후쿠오카는 하카타 라멘의 진한 짠맛에 놀라는 분들이 많아요.

한국 국물 간에 익숙하다면 첫 국물 한 모금은 꽤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면이나 밥과 곁들이면 금세 균형이 맞아요.

마늘, 홍생강, 참깨 등 취향껏 고를 수 있는 토핑이 많으니 처음엔 기본으로 주문해보고 다음에 응용해보는 걸 추천해요.


2. 삿포로 미소 라멘 —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든든한 한 그릇

왜 삿포로 라멘인가요?

삿포로 라멘 하면 바로 미소(된장) 라멘이 떠오를 정도로 미소 라멘의 상징 같은 도시예요.

1958년, 삿포로의 라멘집 '아지노 산페이'의 초대 주인이 된장 베이스 육수를 처음 선보이면서 지금의 삿포로 미소 라멘 스타일이 완성됐다고 해요.

홋카이도의 매서운 겨울, 국물이 빨리 식지 않도록 표면에 라드(돼지기름)로 막을 만드는 것도 삿포로 라멘만의 특징이에요.

여기에 중화팬에 숙주와 채소를 볶은 뒤 육수를 부어 완성하는 조리법 덕분에 불맛이 살아있는 진한 감칠맛이 나요.

인천에서 가는 법

인천에서 신치토세 공항까지는 직항으로 약 2시간 43분 정도 걸려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다양한 항공사가 운항 중이에요. 공항에서 삿포로 시내까지는 JR 쾌속 에어포트로 약 37분이면 도착해요.

꼭 가봐야 할 곳

  • 스미레(すみれ) 나카지마 본점: 삿포로 미소 라멘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명가예요. 대표 메뉴인 미소 라멘은 1,200엔 선이고, 국물 표면을 덮은 돼지기름 덕분에 마지막 한입까지 뜨겁게 즐길 수 있어요.
  • 아지노 산페이(味の三平): 미소 라멘의 발상지로 불리는 원조 가게예요. 삿포로 라멘의 뿌리를 느껴보고 싶다면 꼭 들러볼 만해요.
  • 원조 삿포로 라멘 요코초(元祖さっぽろラーメン横丁): 스스키노 골목 42m 안에 17개 라멘집이 모여있는 명소예요. 여러 스타일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먹어볼 수 있어서 첫 삿포로 라멘 여행이라면 이곳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여행 꿀팁

삿포로 라멘은 버터, 옥수수, 게살 같은 토핑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노포에서는 오히려 이런 화려한 고명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아요.

기본 미소 라멘 그대로도 충분히 진하고 맛있으니, 정통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토핑 추가 없이 한 번은 기본으로 먹어보세요.

겨울에 방문한다면 라멘 한 그릇의 온기가 유독 반갑게 느껴질 거예요.


3. 기타카타 쇼유 라멘 — 맑고 깔끔한 반전 매력

왜 기타카타 라멘인가요?

하카타와 삿포로 라멘이 진하고 묵직한 인상이라면, 기타카타 라멘은 완전히 다른 결이에요.

1920년대 후쿠시마현 기타카타시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돼지뼈 육수에 멸치 등 해산물 육수를 더하고 간장으로 간을 맞춰 맑고 깔끔한 국물을 완성한 게 특징이에요.

면은 다른 라멘보다 눈에 띄게 두껍고 넓적한 다가수면(수분을 많이 머금은 면)을 쓰는데, 쫄깃하면서도 매끈한 식감이 매력이에요. 기타카타시는 인구수 대비 라멘집이 일본에서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힐 만큼, 마을 자체가 라멘으로 가득한 곳이에요.

다만 참고로, 기타카타 라멘의 원조로 알려졌던 '겐라이켄(源来軒)'은 2025년 9월 후계자를 찾지 못해 101년 만에 문을 닫았어요. 오랜 역사를 지닌 노포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 여행 전 영업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해보는 걸 추천해요.

도쿄에서 가는 법

아쉽게도 인천에서 후쿠시마로 가는 직항편은 없어서, 도쿄를 경유해서 가는 게 가장 현실적이에요. 인천에서 나리타·하네다 공항으로 이동한 뒤, 도쿄역에서 도호쿠 신칸센을 타고 고리야마역까지 약 1시간 20~30분, 여기서 JR 반에츠사이센으로 환승해 기타카타역까지 약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걸려요. 렌터카나 특급열차 시간표는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출발 전 JR 동일본 홈페이지에서 최신 시간표를 확인하는 걸 추천해요. 하카타나 삿포로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도쿄 여행 일정에 1박 2일 정도를 붙여서 다녀오는 코스로 계획하는 게 현실적이에요.

꼭 가봐야 할 곳

  • 기타카타 라멘은 같은 이름이라도 가게마다 개성이 전혀 달라요. 오랜 전통을 지켜온 노포부터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가게까지 다양해서,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 반나이 식당(坂内食堂): 기타카타 라멘의 '고산케(御三家, 3대 명가)' 중 한 곳으로 지금도 성업 중이에요. 대표 메뉴는 차슈가 그릇을 덮을 만큼 푸짐하게 올라간 '니쿠소바(肉そば)'로, 1,200~1,300엔대예요. 다가수 태면과 잘 어우러지는 담백한 간장 육수가 특징이라 처음 기타카타 라멘을 맛본다면 이곳부터 추천해요.
  • 기타카타역에서 도보로 20~30분 거리에 오래된 라멘집들이 모여 있어서, 자전거를 빌려 돌아다니며 두세 곳을 함께 맛보는 여행자들도 많아요. 라멘 한 그릇 가격이 550엔 정도부터 시작하는 곳도 있을 만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여행 꿀팁

기타카타는 시내 자체가 크지 않아서 라멘 투어만으로도 반나절이면 충분해요.

봄철에는 기타카타역 근처에서 벚꽃과 증기기관차(SL)를 함께 볼 수 있는 시즌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니, 시기가 맞는다면 함께 즐겨보세요.

아이즈와카마츠의 츠루가성이나 우라반다이 지역과 묶어서 도호쿠 소도시 여행으로 확장하기도 좋은 곳이에요.


세 라멘, 한눈에 비교하기

구분 하카타 라멘 삿포로 라멘 기타카타 라멘

육수 돼지사골 (돈코츠) 미소(된장) 쇼유(간장) + 해산물
국물 색 뽀얗고 진함 걸쭉한 갈색 맑고 투명
면발 아주 가는 직면 중간 굵기 곱슬면 두껍고 넓적한 평면
인천 접근성 직항 약 1시간대 직항 약 2시간 45분 직항 없음, 도쿄 경유
한마디로 진하고 묵직 고소하고 든든 맑고 개운

세 곳을 한 여행에서 다 도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후쿠오카와 삿포로는 각각 단독 여행지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니 따로 계획하고, 기타카타는 도쿄 여행 일정에 도호쿠 소도시 코스로 끼워 넣는 방식을 추천해요.


📍 일본 3대 라멘 여행 핵심 정보

✈️ 인천에서: 하카타(후쿠오카) 약 1시간 / 삿포로(신치토세) 약 2시간 45분 / 기타카타는 도쿄 경유, 총 4~5시간

💴 라멘 1그릇 예산: 대체로 800~1,300엔 (약 7,600~12,600원, 2026년 7월 기준 100엔≈940~965원, 40년 만의 엔저로 환율 변동폭이 큰 편이니 출발 전 재확인 추천)

🍜 추천 조합: 후쿠오카 단독 여행 / 삿포로 단독 여행 / 도쿄+기타카타(도호쿠) 여행

🌸 베스트 시즌: 세 곳 모두 사계절 가능하지만 삿포로는 겨울, 기타카타는 벚꽃철이 특히 운치 있어요

💡 한마디: 같은 '라멘'이라는 이름 안에 이렇게 다른 얼굴이 숨어있다는 게 일본 라멘 여행의 진짜 매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