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미다강이나 오사카 PL花火처럼 인파에 떠밀리는 불꽃축제는 이제 그만, 자리 잡고 앉아서 제대로 즐기는 소도시 불꽃 여행
여름이 되면 일본 불꽃축제 이야기가 빠지지 않죠.
그런데 검색해보면 죄다 도쿄 스미다강, 오사카, 요코하마처럼 사람이 수십만 명씩 몰리는 대도시 축제 얘기뿐이에요.
막상 가보면 자리 하나 잡으려고 두세 시간 전부터 돗자리 들고 줄 서야 하고, 끝나고 나면 지하철역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야 빠져나갈 수 있어요. 불꽃은 예쁜데 그 과정이 너무 고된 거죠.
저는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소도시 불꽃축제를 찾아다녀요. 규모는 작아도 그 지역만의 사연이 있고, 자리도 여유롭게 잡을 수 있고, 끝나고 나서 숙소까지 돌아가는 길도 훨씬 편하거든요.
이번에 소개할 세 곳 — 스와코(諏訪湖, 나가노현), 벳푸(別府, 오이타현), 마쓰야마(松山, 에히메현) — 는 전부 "불꽃 하나만 보러 가기엔 아깝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호수, 온천, 또 다른 온천. 불꽃을 보고 나서도 즐길 거리가 확실한 곳들로만 골랐어요.
1️⃣ 스와코 불꽃축제(諏訪湖花火大会) — 산이 울리는 호수의 소리

왜 가야 할까요?
나가노현 스와코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의 호수예요. 이 지형 덕분에 불꽃이 터질 때마다 그 소리가 산에 부딪혀 메아리치면서 몸 전체로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단순히 "예쁜" 불꽃이 아니라 "체감되는" 불꽃이라는 게 스와코만의 차별점이에요. 호수 위에 설치된 발사대에서 쏘아 올리기 때문에 수면에 반사되는 불꽃도 함께 볼 수 있고요.
스와코의 또 다른 매력은 선택지가 두 가지라는 점이에요. 8월 15일의 본대회는 전국급 규모를 자랑하는 화려한 불꽃축제지만 그만큼 인파도 몰려요. 반면 **7월 24일부터 8월 23일까지(8월 15일 제외) 매일 밤 진행되는 '서머나이트 불꽃'**은 약 10분 정도의 짧은 불꽃이지만,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사람 적은 여행을 원한다면 오히려 이 매일 밤 버전을 추천해요.
가는 방법
인천에서 하네다 또는 나리타 공항으로 입국한 뒤, 신주쿠역에서 JR 특급 '아즈사(あずさ)'를 타면 환승 없이 가미스와(上諏訪)역까지 약 2시간 10분이 걸려요. 지정석 기준 편도 약 6,090엔(약 5만 5천 원 내외)이에요. 나고야 쪽에서 들어온다면 주오본선을 타고 시오지리를 거쳐 들어가는 경로도 있지만, 환승이 늘어나니 도쿄 경유가 더 수월해요.
💡 팁: 8월 15일 본대회 날에는 가미스와역이 엄청나게 혼잡해요. 당일치기보다는 전날 입성해서 숙소에 짐을 풀어두고 여유롭게 불꽃을 즐기는 일정을 추천해요.
불꽃 관람 포인트
- 본대회: 2026년 8월 15일(토), 打ち上げ 19:00~(종료 시각 미정). 호숫가의 湖畔公園 일대가 메인 관람 포인트지만 혼잡도가 매우 높아요.
- 서머나이트 불꽃: 매일 밤 20:30부터 약 10분간. 호수 산책로 어디서든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요.
- 가미스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라 숙소만 잘 잡으면 이동이 정말 편해요.
추천 여행 코스 (1박 2일 기준)
1일차
- 신주쿠에서 아즈사 특급으로 가미스와 도착 (오후)
- 스와타이샤(諏訪大社) 산책 —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 중 하나로, 호수를 둘러싸고 4개의 사(社)로 나뉘어 있어요. 시모스와 쪽 두 곳만 묶어서 가볍게 둘러봐도 충분해요.
- 저녁, 호숫가에서 불꽃 관람 (서머나이트 또는 본대회)
2일차
- 오전, 가미스와역 주변 양조장 도보 투어 — 스와는 작은 동네에 5개의 사케 양조장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모여 있어요. 시음만 해도 즐거운 산책이 돼요.
- 점심, 신슈소바(信州そば)로 마무리
- 오후, 도쿄 방면 복귀
꼭 먹어야 할 것들
- 신슈소바(信州そば): 나가노현 전체가 소바로 유명하지만, 스와 지역 특유의 깔끔한 맛의 가게들이 많아요.
- 바사시(馬肉刺身, 말고기 회): 나가노 신슈 지역의 향토 음식. 처음엔 낯설어도 의외로 부담 없는 맛이에요.
- 사케 시음: 양조장 5곳이 모여 있어 "마시며 걷기(呑みあるき)" 투어가 가능해요. 한 곳당 시음 가격이 저렴해서 여러 곳을 돌아도 부담이 적어요.
쇼핑 & 기념품
- 각 양조장에서 파는 술병 디자인이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좋아요.
- 스와 지역 특산 미소(味噌)도 기념품으로 인기예요.
숙박 추천
- 가미스와 온천 료칸: 스와는 자체적으로 온천이 나오는 동네라, 호수 전망 객실에 온천이 딸린 료칸이 많아요. 1박 2식 기준 1인당 1만 5천~3만 엔대.
- 비즈니스호텔: 가미스와역 도보권에 합리적인 가격대 호텔도 많아 1인 여행객에게 좋아요.
여행 꿀팁 & 주의사항
- 8월 15일 본대회 숙박은 보통 반년 전부터 예약이 시작돼요. 서머나이트 버전을 택하면 예약 부담이 훨씬 줄어요.
-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 한여름에도 저녁엔 선선한 바람이 불어요. 가벼운 겉옷 하나 챙기면 좋아요.
2️⃣ 벳푸 불의 바다 축제(べっぷ火の海まつり) — 온천 마을의 여름밤

왜 가야 할까요?
오이타현 벳푸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온천 마을이에요. 마을 곳곳에서 김이 솟아오르는 풍경이 워낙 유명한데, 이 '불의 바다 축제(火の海まつり)'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불꽃대회는 그 온천 마을 풍경과 불꽃이 함께 어우러지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벳푸 앞바다에서 약 8,888발의 불꽃이 60분간 쏘아 올라가는데, 단발성 폭죽이 아니라 '바다 위에 펼쳐지는 황금 공작' 같은 독특한 연출도 포함돼 있어요.
특히 추천하고 싶은 건 메인 관람 포인트가 아니라, 온천 마을 간나와(鉄輪) 지구의 전망대예요. 마을에서 솟아오르는 무수한 湯けむり(온천 김) 너머로 불꽃이 터지는 광경은 벳푸가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이에요.
가는 방법
인천에서 오이타 공항까지 제주항공 직항편이 있어요.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45분이고, 주 3회 운항이에요. 공항에서 벳푸역까지는 공항버스(エアライナー)로 약 50분 정도 걸려요.
직항편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인천-후쿠오카 직항(약 1시간 20~30분)으로 들어가서 하카타역에서 JR 특급 '소닉(ソニック)'을 타는 방법도 있어요. 환승 없이 약 2시간~2시간 10분이면 벳푸역에 도착해요.
불꽃 관람 포인트
- 2026년 7월 25일(토)~26일(일) 양일간 축제가 열리고, 메인 불꽃대회는 마지막 날인 26일 밤에 열려요.
- 打ち上げ 장소는 별府 스파비치 앞바다, 시간은 20:08부터 약 1시간(21:00까지).
- 메인 관람 포인트는 유료석이 있는 마토가하마(的ヶ浜) 해변이지만, 간나와 전망대처럼 좀 떨어진 곳에서도 운치 있게 즐길 수 있어요.
- 별府만의 지형을 살려 부채꼴로 넓게 펼쳐지는 "황금공작(黄金孔雀)"이라는 연출이 명물이에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구성이라 사진 찍기에도 좋아요.
추천 여행 코스 (1박 2일 기준)
1일차
- 오이타 공항 또는 후쿠오카 경유로 벳푸 도착
- 간나와 지역에서 지옥찜(地獄蒸し) 체험 — 온천 증기로 직접 채소·해산물을 쪄 먹는 독특한 식문화예요.
- 저녁, 불꽃대회 관람 (해변 또는 간나와 전망대)
2일차
- 벳푸 8온천(別府八湯) 중 한두 곳에서 온천 즐기기 — 다케가와라온천(竹瓦温泉)의 모래찜질이 특히 유명해요.
- 점심, 분고규(豊後牛) 또는 세키아지·세키사바(関あじ・関さば) 정식
- 오후, 귀국 또는 다음 일정으로 이동
꼭 먹어야 할 것들
- 지옥찜(地獄蒸し): 온천 증기로 채소, 고구마, 해산물 등을 쪄서 먹는 벳푸 특유의 조리법.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식당도 많아요.
- 분고규(豊後牛): 오이타현 대표 브랜드 소고기.
- 세키아지·세키사바(関あじ・関さば): 사가노세키에서 잡히는 고급 브랜드 전어·고등어. 회로 먹으면 식감이 다르게 느껴져요.
- 온천계란: 마을 곳곳에서 온천열로 익힌 계란을 간식처럼 팔아요.
쇼핑 & 기념품
- 대나무 공예(竹細工): 벳푸는 일본 전통 대나무 공예의 본고장이에요. 벳푸 다케자이쿠 전통산업회관에서 직접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어요.
- 온천 화장품, 입욕제 등도 기념품으로 인기예요.
숙박 추천
- 벳푸는 '벳푸 8온천'이라 불릴 만큼 동네마다 온천 분위기가 달라요. 가격대도 1박 1만 엔대 게스트하우스부터 고급 료칸까지 폭이 넓어요.
- 축제 기간엔 시내 숙박이 빨리 마감되니 최소 1~2개월 전 예약을 추천해요.
여행 꿀팁 & 주의사항
- 축제 기간엔 별府역 주변 교통 혼잡이 심해요. 숙소를 역에서 도보 거리로 잡으면 훨씬 편해요.
- 간나와 전망대에서 보면 불꽃이 작게 보이지만, 온천 김과 어우러지는 분위기는 그 자체로 특별해요. 사진 찍기에도 이쪽이 더 운치 있어요.
3️⃣ 마쓰야마 항구축제·미츠하마 불꽃축제(松山港まつり・三津浜花火大会) — 도고온천과 함께 즐기는 시코쿠의 여름

왜 가야 할까요?
에히메현 마쓰야마는 시코쿠 지역 중에서도 한국인에게 가장 덜 알려진 소도시예요. 그런데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로 꼽히는 도고온천(道後温泉)이 있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봇짱」의 배경 도시이기도 해서 막상 가보면 콘텐츠가 정말 풍부해요. 미츠하마 불꽃축제는 항구 마을 미츠 지구에서 열리는, 약 8,000발 규모의 여름 축제예요. 도고온천에서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고, 저녁엔 항구에서 불꽃을 보는 일정이 잘 어울려요.
가는 방법
마쓰야마는 인천 직항이 없어요. 부산(김해)에서는 에어부산 직항이 있지만, 인천에서 출발한다면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해요.
- 히로시마 경유 페리: 인천-히로시마 직항으로 들어간 뒤, 히로시마항에서 고속선 '슈퍼제트(スーパージェット)'를 타면 약 1시간~1시간 30분이면 마쓰야마 관광항에 도착해요. 기존에 소개한 히로시마·오노미치 여행과 묶기에도 좋은 동선이에요.
- 오사카·후쿠오카 경유: 간사이공항이나 후쿠오카로 입국한 뒤 국내선이나 고속버스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어요.
불꽃 관람 포인트
- 2026년 8월 1일(토), 打ち上げ 시간 20:00~21:00.
- 장소는 마쓰야마 미츠(三津) 부두 일대.
- 우천 시 다음날로 순연되는 경우가 있으니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게 좋아요.
추천 여행 코스 (1박 2일 기준)
1일차
- 마쓰야마 도착, 마쓰야마성(松山城) 또는 봇짱열차(坊っちゃん列車, 노면전차) 타고 시내 한 바퀴
- 저녁, 미츠 부두에서 불꽃 관람
2일차
- 도고온천 본관(道後温泉本館) 입욕 — 2024년 7월에 약 5년 반에 걸친 보존 수리 공사를 마치고 전면 재개장했어요. 깨끗하게 정비된 시설로 일본 3대 고탕(古湯)의 정취를 즐길 수 있어요.
- 도고온천 상점가 산책, 봇짱당고로 마무리
- 오후, 히로시마 또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
꼭 먹어야 할 것들
- 타이메시(鯛めし): 마쓰야마식은 솥밥처럼 도미와 함께 밥을 지어내는 스타일이고, 우와지마 등 남부 지역식은 회와 날달걀을 비벼 먹는 스타일이에요. 두 가지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 자코텐(じゃこ天): 에히메 특산 어묵 튀김. 간식으로도, 반찬으로도 좋아요.
- 봇짱당고(坊っちゃん団子): 세 가지 색의 작은 당고로, 도고온천 상점가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쇼핑 & 기념품
- 도고온천 상점가(道後ハイカラ通り)에서 온천 만주, 지역 특산품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요.
- 인근 이마바리(今治) 타올도 품질로 유명해서, 여유가 있다면 함께 구매하기 좋은 기념품이에요.
숙박 추천
- 도고온천 일대는 가성비 비즈니스호텔부터 전통 료칸까지 선택지가 다양해요. 1박 2식 기준 1인당 1만~3만 엔대.
- 불꽃축제 당일은 미츠 지구보다 도고온천 쪽 숙박이 더 여유 있게 잡혀요. 셔틀이나 노면전차로 이동하면 돼요.
여행 꿀팁 & 주의사항
- 인천 직항이 없는 만큼, 히로시마·오노미치 여행과 묶어서 2박 3일 이상 일정으로 짜는 게 효율적이에요.
- 노면전차(봇짱열차 포함) 1일 승차권을 사두면 시내 이동이 훨씬 편해요.
📍 한눈에 보는 소도시 불꽃축제 3선
스와코(나가노) 벳푸(오이타) 마쓰야마(에히메)
| ✈️ 인천에서 | 하네다/나리타 경유 + 신주쿠→가미스와 약 2시간 10분 | 오이타 직항 약 1시간 45분 (주 3회) 또는 후쿠오카 경유 | 직항 없음, 히로시마 경유 페리 약 1시간~1시간 30분 |
| 🎆 불꽃 일정 | 8/15 본대회(19:00~) + 7/24~8/23 매일 밤 서머나이트(20:30~) | 7/25~26, 메인은 26일 20:08~ 약 8,888발 | 8/1, 20:00~21:00, 약 8,000발 |
| 🏨 숙박 | 가미스와 온천 료칸, 1박 2식 1.5~3만 엔대 | 벳푸 8온천 다양, 1만 엔대~ | 도고온천 일대, 1~3만 엔대 |
| 💡 한마디 | 산이 울리는 호수의 불꽃 | 온천 김과 어우러지는 불꽃 | 도고온천과 함께 즐기는 시코쿠 |
여행 꿀팁 모음
- 돗자리 또는 방수 매트: 잔디나 모래사장에 앉는 곳이 많아 챙기면 편해요.
- 모기 기피제: 호수·해변·강가는 여름밤 모기가 많은 편이에요.
- 우천 시 순연 가능성: 세 곳 모두 우천 시 다음 날로 순연되거나 일부 축소 운영될 수 있어요.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게 안전해요.
- 숙소 예약은 최소 1~2개월 전: 특히 본대회 성격이 강한 스와코 8월 15일은 반년 전부터 예약이 차기 시작해요.
이번 세 곳은 지역적으로도 중부(나가노)·규슈(오이타)·시코쿠(에히메)로 골고루 퍼져 있어서, 그동안 소개해온 시리즈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온천 위주의 느긋한 여행을 원한다면 [부모님 모시고 가는 일본 온천 소도시 3곳]과 함께 읽어보시고, 마쓰야마 편은 [히로시마·오노미치 3박 4일] 일정에 이어 붙이는 것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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